2026
VINCENT DE BOER
ARTIST POV : VINCENT DE BOER
BY CUSTOMELLOW


네덜란드를 거점으로 활동하며 서예와 타이포그래피의 경계를 허무는 아티스트, 빈센트 드 보어(Vincent de Boer)와 커스텀멜로우가 만났습니다. 그의 작업실은 깊은 숲 속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와 질감은 고스란히 그의 손끝으로 전해져 예술이 됩니다. 자연과의 균형 속에서 인간의 손이 만들어낼 수 있는 순수한 아름다움에 집중하는 빈센트 드 보어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본인과 작업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대형 캘리그래피와 벽화, 퍼포먼스, 설치 작업, 그리고 핸드 페인팅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빈센트 드 보어 (Vincent de Boer)입니다. 캘리그래피 붓은 제 작업과 프로젝트, 그리고 클래스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커스텀멜로우와의 협업은 어떻게 진행되었나요?
이전에 다양한 소재와 오브제를 활용한 패션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고, 제 작업은 종종 시리즈 형태로 전개되기 때문에 ‘컬렉션’이라는 형태로 작업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무엇보다 캘리그래피라는 작업을 통해 동아시아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번 협업은 매우 의미 있는 기회로 느껴졌습니다.

캘리그래피, 회화, 움직임이 결합된 작업인데,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어떻게 표현되었나요?
저는 의상이 인간의 움직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집중했습니다. 어떤 동작을 느리게 만들기도 하고, 반대로 강조하기도 하죠. 평소에는 붓과 잉크로 제 움직임을 기록하지만, 이번에는 의상 자체가 하나의 매개체가 되었습니다. 문자와 유기적 형태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고, 신체와 그 인물의 특성에 밀접하게 연결된 표현을 추구했습니다.
이번 협업에서의 작품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저는 보통 작은 작업을 큰 규모로 확장하는 방식을 취하는데, 의상은 이미 작품과 유사한 크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그래서 대비를 극대화하기 위해 매우 작은 스케치북 위에 가는 붓으로 작업했고, 그 움직임을 자수, 스티치, 그리고 텍스타일 프린트로 확장했습니다. 질감과 촉감은 제 작업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이번에도 이를 그대로 유지하고자 했습니다. 저에게 텍스트는 곧 텍스처이기도 합니다. 저는 드로잉, 페인팅, 글쓰기뿐 아니라 텍스트와 텍스처 사이를 넘나드는 작업을 합니다.

자연이 중요한 요소로 보이는데, 숲 속 스튜디오는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숲에서 작업하면서 최근 몇 년간 살아있는 세계와의 연결이 더욱 깊어졌습니다.계절은 제가 어떻게 작업하고, 무엇을 보고 듣는지, 그리고 작업과 삶에 얼마나 집중하는지를 모두 바꿉니다. 또한 작업실 자체도 하나의 살아있는 존재처럼 계속 형태를 바꾸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합니다.


붓의 움직임을 춤이나 안무로 표현한다고 하셨는데, 이번에는 모델의 전신 움직임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어떤 메시지를 담고 싶으셨나요?
이것은 하나의 은유입니다. 인간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같은 움직임은 단 한 번도 반복되지 않습니다. 제 왼손은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상징합니다. 통제와 내려놓음 사이의 균형, 완전한 집중, 그리고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는 태도입니다. 결국 우리가 어떤 에너지와 태도로 행동하느냐에 따라 그것이 의미 없는 것이 될 수도, 중요한 것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술과 패션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데, 어떻게 균형을 맞추셨나요?
저는 제 자신에 충실하고, 과정을 신뢰합니다. “여기서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질 때 프로젝트는 고유한 에너지와 방향성을 갖게 됩니다. 그 진정성이 저를 설레게 하고, 그 에너지가 프로젝트를 자연스럽게 이끌어간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협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순간이나 이미지가 있으신가요?
모델의 세계와 제 작업이 자연스럽게 하나로 어우러진 점이 인상적입니다. 벙커 앞에서 검은 셔츠를 입은 Osayi의 사진, 그리고 제 드로잉 위를 가로지르는 나뭇가지가 함께 담긴 장면은자연, 건축, 인간을 모두 담아낸 이미지입니다. 내면과 외면, 인공 구조와 생태계가 하나의 리듬처럼 어우러지는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작업을 통해 얻은 점과 앞으로의 작업 방향은 무엇인가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제 작업을 다양한 매체와 스케일로 확장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발견했습니다. 작업이 스튜디오를 떠나 새로운 공간과 관객을 만나며 어떤 에너지를 가지게 되는지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작품이 실제로 스튜디오를 벗어나 세상으로 ‘걸어 나갔다’는 점에서 매우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